되찾은 광장과 빼앗긴 광장 : 사분위의 밀실주의를 비판하며

사학 정상화 해법 l 2010/08/19 20:10

최근 피디수첩 결방 사건은 MB 시대의 자발적 '보도지침' 이다. 김재철 MBC 사장은 권력에 대한 자발적인 복종과 순응으로 언론표현의 자유와 국민 알권리를 땅바닥에 쳐박았다. 김재철을 보면서 사학분쟁조정위원회(사분위) 위원들이 떠올랐다. 

그 모습은 다르지만 사고방식은 같다. 지난 8월 9일 사학분쟁조정위원회(사분위)는 기자들의 취재 요청에 침묵으로 일관하며, 그 음습한 밀실에서 상지대의 미래가 걸린 중대한 결정, 과거 비리재단인사들을 상지대학교 이사진으로 다시 불러오는 결정을 했다. 그리고는 그 뿐이었다. 아무리 언론에서 비판을 해도 그 날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아무도 모른다. 

최인훈의 [광장]을 떠올려보자. 밀실은 특권화된 권력의 공간이다. 그들은 시민들이 모여 떠드는 광장에 경멸을 보낸다. '저 무식한 것들이 감히...' 그마저 그 광장을 뺏기고 있다. 피와 희생으로 이룩한 그 민주주의의 광장을 저들에게 빼앗기고 있다.

드디어 되찾은 '서울광장'만이 우리들의 광장은 아니다. 저 밀실에서 우리의 운명을 함부로 결정하는 저들의 반민주적 행태를 박살내는 일, 그렇게 정보의 광장을 되찾는 일, 그것이 서울광장을 되찾는 일보다 더 중요하다. 

사분위의 밀실주의를 비판하는 이유를 간단히 적어본다. 


그간 사학분쟁조정위원회는 아무런 견제장치도 없는 상태에서 교육비리와 관련된 현안에 대해 사회적 관심과 논의를 차단한 비공개 위주의 운영을 통해 자의적 결정을 해 왔다. 이 때문에 밀실에서 자의적 결정이 이루어져 조선대․세종대에서 비리구재단이 일사천리로 복귀하고 있고, 급기야 4월 29일 상지대 결정(과거 김문기 비리재단측의 종전이사 자격을 인정, 이사진 9인 중 5인의 과반수 추천권을 부여한 결정)에 이르는 사태까지 발생하고 있다. 그리고 그 밀실에서 지난 2010년 8월 9일에는 기어코 김문기측 상지학원의 옛 비리재단인사들을 상지대학교 이사진으로 선임하는 반역사적인 교육 쿠데타를 감행한 바 있다. 

이에 우리 상지대 구성원들은 사분위 결정을 온몸으로 거부하는 '전면적 불복종'을 이미 선언한 바 있다. 다만 여전히 사분위의 심의, 의결대상 대학들이 남겨져 있는 바, 우리 상지대 비대위는 사분위의 비공개회의와 밀실주의를 비판하고, 적어도 앞으로의 논의들은 여린 광장에서 이뤄져야 함을 강력하게 주장하는 바이다. 물론 이 주장은 사분위의 권위를 인정해서도 아니고, 사분위의 결정을 받아들인다는 의미도 아니며, 다만 현존하는 교과부 산하의 국가위원회로서 그 최소한의 형식적인 존재성을 인정하는 전제에서 이렇게 주장하는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 

사분위 회의는 언론의 취재 뿐 아니라 방송사 중계도 전면 허용해야 한다. 이렇게 판단하는 근거는 다음과 같다. 

첫째, 회의의 공개는 국민의 생활이나 권익과 관련된 사안을 다루는 국가기관의 논의에 관한 일반적인 준칙이기 때문이다. 이는 공공기관의정보공개에관한법률의 취지에 뚜렷이 명시돼 있는데, 동법 제1조(목적)는 공공기관의 공개의무를 명시하며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국정에 대한 국민의 참여와 국정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모든 국민은 정보의 공개를 청구할 권리를 갖고 있으므로(제5조 정보공개청구권자), △공공기관은 정보의 공개를 청구하는 국민의 권리가 존중될 수 있도록 할 것(제6조 공공기관의 의무)을 규정하고 있다. 

지난 8월 9일 상지대 결정이 있던 날 교과부 회의실 앞.
기자들의 인터뷰 요청에 신경질적이고, 권위적인 반응으로 일관하는 강민구 사분위원 
(출처 : 추적 60분, '벼랑 끝에 선 상지대, 과거로 돌아가나'

둘째, 사분위 역시 다른 공공기관과 마찬가지로 ‘회의 공개의 원칙’을 규정하고 있고 위원회의 의결이 있을 때에만 공개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사분위 운영규정 제8조. 회의의 진행 등 ④). 이는 위의 공공기관의정보공개에관한법률의 취지에도 부합하는 규정이다. 따라서, 만일 사분위가 회의를 공개하지 않으려면 별도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셋째, 최근 상지대 사태로 불거진 사학정상화 현안은 이미 국민적 관심사로 등장해 있어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할 충분한 이유가 성립되기 때문이다. 4월 29일 사분위 결정과 8월 9일 사분위의 폭거 이후 최근 상지대 현안은 단일 사안으로는 전례가 드물 정도로 주요 국민적 관심사의 하나로 등장하고 있다. 이는 상지대라는 개별 대학에게만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사분위의 심의의결 대상대학들인 동덕여대, 광운대, 대구대 등에도 여전히 중대한 문제다.  


이미 주요 정당들이 사분위 결정을 규탄하는 입장을 발표했고, 전국 및 원주의 시민단체들이 사분위 결정의 무효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다양한 언론매체들이 엄청난 양의 기사를 통해 구재단 복귀의 부당함과 상지대 구성원들의 구재단 복귀 반대활동을 보도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최근 상지대 현안이 강원도 및 원주시 선거의 주요 이슈로 부각돼 방송토론과 선거유세상의 중요 쟁점으로 다루어졌다. 

지난 8월 9일 상지대 결정이 있던 날 교과부 회의실 앞
침묵으로 일관하는 사분위윈들의 모습 
(출처 : 추적 60분, '벼랑 끝에 선 상지대, 과거로 돌아가나'


넷째, 무엇보다 공개주의를 통해 형성된 합리적인 여론은 사분위의 심의의결에도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걱정스런 마음으로 사학 정상화를 오히려 저해하고, 사학분쟁조정이 아닌 사학분쟁을 '조장'하고 있는 사분위를 주시하고 있다. 최근 상지대 사태에 표출된 반교육적 결정은 우리 사회의 교육비리를 불러오는 심각한 오판이라는 것이 국민 대다수의 여론이라는 점은 여타 언론과 방송들('추적60분'의 '벼랑 끝에 선 상지대'편)에도 인정하고 있는 바이다.

8월 9일 상지대 결정의 배경과 근거를 묻는 기자에게 "교과부에서 발표할 겁니다"를 반복하는 이우근 사분위원장. 
사진은 그 질문 도중 기자가 이위원장을 살짝 밀치자 굉장히 신경질적인 표정으로 기자를 쳐다보는 모습. 
(출처 : 추적 60분, '벼랑 끝에 선 상지대, 과거로 돌아가나'


공개주의를 통해 비리사학재단의 복귀허용 여부에 대한 합리적인 여론이 조성된다면, 사분위가 더 이상 반교육적인 밀실 담합이 아닌, 국민의 상식에 부합하는 현명한 최종 처분을 내리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지난 8월 9일에 내려진 사분위의 반교육적 결정에 대해서는 새로운 신임 교과부 장관이 반드시 '재심청구'라는 상식으로 답해야 할 것이다. 우리 상지대 구성원들은 8월 9일 사분위가 행한 '비리재단 복귀 결정'을 결단코 인정할 수 없다. 이 중대한 결정에 대한 회의록조차 공개하지 못하고, 밀실담합으로 일관하는 사분위의 행태에 깊은 우려를 보내며 다시한번 사분위 회의록의 공개를 강력하게 요청하고, 교과부 장관의 재심청구를 강하게 요구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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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이 내 인생을 바꿨어요. 흑흑 너무 대단한 글이다.

    라는 반응을 기대했을 지도 모를 민노씨,
    암튼 항상 느끼는 거지만 글 열심히 써..ㅋㅋㅋㅋ

    2010/08/20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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